상단여백
HOME Photo Library
폭염 속, 물총새 가족의 여름 나기

춘천시 신동면을 가로질러 흐르는 하천에 어미 물총새와 두 마리의 어린 물총새가 살고 있습니다.
물총새는 여름이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철새로 귀여운 외모와 뛰어난 사냥 실력의 소유자랍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요즘 날씨, 물총새 가족은 어떻게 여름을 나는지 생태전문 사진가와 함께 취재해 보았습니다. 

 

 

물총새, 그것이 알고싶다

코발트빛 날개와 가슴과 배에 있는 밤색과 흰색의 얼룩무늬, 진홍색 다리를 가진 물총새는 아름다운 색채를 자랑합니다. 몸길이는 약 15cm로 작으며 부리는 길고 뾰족해 물고기를 잡기에 알맞아요. 물가와 호수 주변에 서식하며 3월 상순~8월 상순에 물가 흙벼랑이나 언덕에 구멍을 파서 둥지를 틉니다.

물총새는 먹이를 향해 날아가는 속도가 총알처럼 빠르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물고기 사냥 모습이 호랑이와 흡사해 ‘어호(魚虎)’란 무서운 별명도 가지고 있어요. 영어로는 ‘킹피셔’(kingfisher)라고 불린답니다.

 

 

물총새 가족의 사냥

이른 아침, 적당히 모래가 깔리고 물살이 느린 냇가 가장자리에 피라미, 모래무지, 붕어, 송사리 등이 여유롭게 유영하고 있습니다. 바로 위 버드나무 가지에는 언제부터인가 날카로운 긴 부리의 물총새 어미가 물고기 사냥을 위한 숨을 고르고 있었죠.

먹이로 정해진 수컷 피라미 불거지와의 거리는 대략 3m.
나뭇가지를 벗어난 어미 물총새는 총알만큼 빠른 속도로 목표물을 향해 거침없이  몸을 던집니다.
혼비백산한 물고기들은 모두 달아나고 희생양이 된 피라미 한 마리만이 어미새와 함께 물 밖으로 솟구쳐 올랐죠. 사냥에 성공한 어미 새는 냇가 한편의 횟대에 앉아 물려있는 물고기를 나무에 내리쳐 기절시킨 후 머리부터 한입에 삼키고는 온몸의 물기를 털어냅니다.

이번엔 어린 물총새 차례입니다. 숨소리 한번 내지 않던 어미와 달리 새끼는 나뭇가지 위에서 머리를 좌우를 돌리며 물고기의 움직임을 살피고 날개도 살짝 접었다 폈다를 반복합니다.

새끼 물총새가 나뭇가지 위에서 출격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물고기들이 눈치챌 수 있는 불필요한 동작들입니다. 나름대로 준비를 마친 물총새 새끼 한 마리가 쏜살같이 물속으로 자신의 긴 부리를 꽂지만 이미 새끼의 움직임을 눈치챈 물고기들은 모두 달아나버렸습니다. 두 마리 새끼 모두 번갈아가며 사냥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로 끝이 납니다. 

새끼 물총새가 여러 차례 도전 끝에 겨우 잡은 물고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사실 어미 물총새의 사냥 성공 확률도 30%가 되지 못합니다. 갓 태어난 새끼들에게 재빠른 물고기 사냥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답니다. 무더위에 어린 물총새들이 기진맥진하자 어미가 물고기를 잡아 기력을 보충해 줍니다.

물총새 어미가 물고기 사냥 교육을 마친 후 지친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있어요.(사진 우측이 어미)

 

새들의 여름나기

예년에 비교 할 수 없는 찜통더위에 새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알을 품어야하는 새들은 사람에 비해 체온도 높고 땀샘도 없답니다. 요즘 같은 폭염에는 새들에게도 속수무책이죠. 대부분 한낮에는 새들도 더위를 피해 나무 가지에 앉아 쉽니다. 그늘에서 체온 조절을 위해 부리를 벌리거나 이따금 날개도 펴보고 물속에 첨벙 들어가 목욕도 즐긴다고 하네요.  

더운 한낮에 물놀이 중인 물총새

한낮의 뜨거운 태양이 어느 정도 고개를 숙이고 물가에 조금씩 그늘이 들면 물총새 가족을 비롯해 냇가에는 쇠백로, 중대백로, 해오라기, 할미새, 방울새 등이 다시 먹이 사냥에 나섭니다. 긴다리를 자랑하는 백로는 물고기들이 눈치 못 채게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제법 덩치가 큰 물고기 사냥에 성공한 해오라기는 흡족한 표정을 짓습니다. 하늘 위에는 황조롱이 한 마리가 먹이감을 노려보며 정지비행 중입니다. 냇가 가장자리 풀 숲 사이로는 2차 번식에 성공한 흰뺨검둥오리가 네마리의 새끼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나들이에 나섰어요.  

피라미 사냥에 성공한 해오라기
물고기 사냥중인 쇠백로
더위를 피해 풀 숲 사이로 이동중인 흰뺨검둥오리

이 지역에서 4년째 새들의 생태를 관찰해온 생태사진가 용환국 씨는 “새들도 사람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면서 “여러 곳을 다니며 생태 촬영하고 있지만 자연 보존이 잘된 지역에서 새들의 날갯짓은 더 자유롭고 편안해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면 생존 수업을 위해 수없이 물속을 들낙거렸던 어린 물총새 형제도 지친 날개짓을 접습니다. 언 듯 한가로워 보이지만 치열한 새들의 여름나기 풍경이었습니다. 

 

 

Photo by 곽경근 작가/ 용환국 생태사진가

 

 

내일로여행  webmaster@railrotravel.co.kr

<저작권자 © 내일로여행,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일로여행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